Ep.14 계속되는 호이안 맛집 탐방|베트남|호이안|

격하게 잤다. 격하다는 표현은 보통 의식 속에 진행되는 행동에 부여되는 수식어지만, 어젯밤 취했던 잠은 무의식적인 수면이 절대 아니었으므로. 격하게 잤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인거 같다. 여행 중 하루일과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성취감을 주는가 보다. 아무리 피곤해도 필사적으로 세었던 양 백 마리에도 쉽게 잠들지 못했던 일상에서 난, 하루에 대한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우곤 했다. 불면증이라 쉽게 넘겨짚던 무의식적인 시간에 괴로워했던 반면, 여행중 난 매일밤 무슨 생각을 하며 잠들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쉽게 잠든다. 

사족) 그래서 종종 블로그 글을 쓰며 윗니에게 물어본다, 이날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잠들었는지



새벽 5시 반. 분명 부족한 수면시간이었지만 어제밤 호이안을 구석구석 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급히 나갈채비를 마쳤다. 어제와 같이 숙소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자전거를 이용해 구시가지로 향하기로한다. 피곤할법도 한데 윗니는 앞장서며 호기를 보였다.



큰길을 따라 달리니 의도치 않게 내원교에 다다랐다. 호이안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베트남 화폐 2만 동권 뒷면 도안에도 내원교가 담겨 있을 정도로 상징성 있는 곳이지만 관리가 소홀한지 목재로 만들어진 다리는 엄지만 한 금이 쩍쩍 갈라진 채 위태롭게 서 있었다. 원칙적으로 내원교를 건너려면 통합 입장권이 있어야 관람할 수 있었지만, 이른 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무료로 둘러 볼 수 있었다. 외관에 실망이 컸던지라 다리 중간에 작은 사원이 있다고 하여 기대를 해봤지만, 심각하게 협소했다. 전체 교량이 18미터라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했던 게 당연했다.

호이안에서 기대할만한건 역시나 음식뿐이었다.



이른 시간에 영업하는 곳을 찾아헤메다 반미푸엉에 발길이 닿았다. 무슨 샌드위치 가게가 새벽 여섯시 반부터 여냐며 신기해하며 가게에 들어섰다.

사족) 지금 사진에 보니 손만두도 파나보다. 한번 먹어볼껄...


숯불에 데워지고 있는 베트남 바게트 빵은 미친 바삭함을 예견하고 있었다. 



추천 메뉴라는 반미텁껌을 두개 시켜놓고 주방이 잘 보이는 테이블에 앉아 직원들의 분주한 손놀림을 구경했다. 이른시간이지만 손님들이 많아 15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샌드위치는 보통 동양국에서 외면받는다고 생각해 왔지만, 아침 대용으로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단다.

사족) 보이는 테이블마다 증명사진들로 가득했다. 윗니보다 이쁜사람은 없었다.



어젯밤 과식을 했던게 분명한데, 팔뚝만한 샌드위치를 단숨에 해치운 윗니와 난 빈 그릇을 바라보며 멋적은 웃음을 나눴다.


숙소로 돌아와 무료 조식과,무료 발 마사지까지 챙겨받은 후 사전에 예약해 두었던 숙소에서 운영하는 개인택시를 이용해 다낭으로 이동하기로한다. 11시에 있는 하노이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호사였지만, (우리를 위한 기사님의 배려인지 몰라도) 로컬버스와 달리 해안가 도로를 달려준 기사님 덕분에 짧게나마 다낭의 해변을 구경할 수 있었다. 9키로미터에 이르는 미케 해변을 따라 지어진 거대한 리조트들.베트남 최고의 해안 휴양지로 거듭나기위해 엄청난 투자가 투입됬다는 기사를 접한적이 있었다. 스케일로 봐서는 칸쿤을 맞먹을 정도의 건물들이 즐비했다.

로컬버스로 한시간 넘게 달린 거리를 택시로 단 25분 걸려 다낭 국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번여행 특성상 항공편으로하는 이동은 어울리지 않았지만, 워낙 저렴했던 저가 항공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더군다나 하루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큰 장점으로 보여 하노이-다낭 구간의 이동은 기차여정 한번으로 만족하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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