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Ep.16 다시 시작하는 여행.



현진이와 보냈던 12일동안의 여행이 끝이났다. 


아침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홍익인간으로 내짐은 옴겨둔후 택시를 잡아 수완나품공항으로 향한다. 


달리는 택시 창밖에 보이는 공항이 가까워질수록 시원섭섭한 마음이 더 커져갔다. 


무언가 더 배려하고, 더 재밌고 더 알찬 여행을 시켜줄수있었을거 같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혹시나 내 욕심때문에 너무 끌려만 다녀서 싫었던건 아닌지 걱정도 되었다.


옆에서 똑같이 창밖을 보고있던 현진이에게 물어본다, "여행 어땠어?"


"좋았어," 라는 짤막한 대답에 괜히 제발을 저렸다.


눈을 피하며 다시 되물었다, "좋긴 뭐가 좋아 고생했지... 그래도 생각나는건 몇개있지? 꼬따오 좋았잖아"


"응 좋았지," 라고 대답하는 현진이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다음에 엄마 아빠랑도 같이오자" 라며 달래보았다.


그제서야 미소가 입가에 번지면서, "그래!" 라고 대답한다. 


택시에서 내려 현진이의 배낭을 대신 짊어메고 수속절차를 밟아줬다. 


그리고 마지막이라며 공항내에있던 식당에서 태국 카레 두그릇을 해치우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잘지내, 재밌게 안전하게 놀다가 와!"

"응 조심히 들어가고 도착하면 연락해." 

그리고 난 혼자가 되었다.



이제 내 방식대로 나만의 나를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우선 택시는 쿨하게 포기하고 지하철을 이용하기로했다.


수완나품 지하에 연결되어있는 BTS를 타고 무작정 공항철도 종착역인 파야타이로 향했다.


보통은 공항에서 택시를타고 카오산로드로 입성하는 루트를 택하고, 나도 그렇게 해왔지만 매번 공항갈때마다 $10씩(350밧, 2015년 기준) 쓴다는건 사치였다.


공항철도안에는 역시나 로컬들로 가득했다.


그들과 같은 공간을 나누며, 조금이나마 그들의 일상을 옅볼수있는 기회들은 항상 내 가슴을 설레게한다.  


배낭여행객들이 굳이 돈을 아끼려는 이유는 금전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여행의 '멋' 과 여행의 '맛' 은 이렇게 소소한곳에서 찾을수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단지 멋진 사진한장을 남기고, 남들이 다 하는 흔한 경험을 가지기 위해서 떠나는건 "관광" 이지 "여행"이 아니다. 



파야타니에서 내려서 카오산까지 가는 정보가 하나도 없어서 한참을 헤메었다.


무작정 걸어다니다가 젊은이들로 붐비는 대형 백화점에도 들어가보고,


도심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기찻길도 발견해 아날로그한 방콕의 모습도 눈에 담아보았다.

구석 한켠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 물한잔도 얻어마시고 열정적으로 길을 가르켜주시는 음식점 사장님덕에 버스로 카오산로드까지 갈 수 있었다.


홍익인간에 도착하니 투숙객들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침대를 배정받고 간단한 주의사항과 규칙을 매니저분께 설명받았다. 


매너지분하고는 구면인지라 그동안 갔었던 곳들에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한낮이라그런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미토리에 널브러져있다.


그나마 홍익인간 1층에있는 라운지에있던 여성 투숙객분하고 노가리를 깠다. 



맥주를 권유하길래 곧바로 콜을 외치고 한병 때리부었다. 




현진이랑 다닐때와는 다른, 갑자기 느슨해진 페이스가 좋다. 


무더운 한낮에 톡쏘는 맥주까지 한잔 넘기니 한량 한량~



아이패드를 빌려서 그동안 밀렸던 원피스를 정독해주고


한참을 그렇게 널브러져있다가 베트남 항공편과 비자를 알아보기 위해서 다운타운을 갔다가.


카오산로드 근처에있는 악기상가에서 기타를 하나 사고,


아시아티크라는곳을 다녀왔다. 


하루만에 뭔가 엄청 많은것을 했지만 그다지 기록할만한 가치가 없는 시시콜콜한 일들이 아니였나싶다. 


나만의 여행을 하기위해 준비과정이라고 볼수있겠다.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몇가지 해보고싶은게 있었다.


1. 길에서 버스킹하기. 


2. 충분히 여유를 가지면서 시간에 쫒기거나 계획에 쫒기면서 여행하지않기.


3.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이 세가지 중 제일 쉬운게 3번이 아닐까 싶다, 다만 조심해야할 부분도 있으리...


숙소에있는 사람들과 술자리도 갖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수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그냥 기억한켠에서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기를 바란다. 


대화로서 배운 그들의 과거와 그들에대한 나의 편견들이 내가 기억하는 그들의 모습이 되지 않기를. 


그저 여행지에서 본 그들의 모습만이 내 기억속에 남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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